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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D_ desolateThoughts 2009. 9. 11. 14:251/25sec | F/10.0 | 0.00 EV | 25.0mm | ISO-400 | 18-55 Bundle
6.28.2009 | 7:18 P.M. | @ Kirkuk, Iraq
서로의 정의를 핑계로
온갖 인명피해와 건물파괴가 정당화되던 그곳 .
그곳에서 6개월간 지내면서, 미국서 생활하며 평상시 품고 지내왔던 불평과 불만들은 배부른 우스갯소리에 지나지 않았다는걸 몸소 느꼈답니다 - "미국인데 어디에 불평과 불만이 있다는거냐"라고 마음속으로 외치시는분들이 계시겠지만 4년 계약직 군인인지라.. 여하튼 상사들에게 말도 않되는 일들로 이리저리 치이며 "제발 여기좀 벗어나자" 하는 기도를 수없이 했었는데
"어익후 이라크구나 - !"밤마다 울려대는 총성들이 익숙해져 자장가처럼 들리고,
180일중 60번에 걸쳐 부대 담을넘어 날아오는 테러리스트들의 로케트들과 울려퍼지는 공격알람들,
건물 밖으로 나갈 마음도 사라지게 만드는 50도를 넘는 사막의 초여름 날씨,
이곳저곳 출연하는 불청객인 전갈과 뱀들,
종종 들려오는 부대내의 육군, 공군 형제 자매들의 순직 소식,
미국에 있을때보다 더더욱이 말도 않되는 논리로 나와 소대 전체를 괴롭히던 직속상사와 소대장.
이라크에 있으면서 흥미로웠던게, 하루는 한 이라크 공군 장교분이 제가 근무하는곳에 방문하셔서 그날따라 유난히 해맑은 미소를 내비치시길래 이유를 여쭸더니, 키르쿠크(제가 부임했던 부대)에서부터 바그다드까지 운전해서 가족들과 휴가를 다녀올것이라고하며 들떠 있는 모습을 보았을때, 저를 포함한 미공군 친구들 모두 의아한 표정을 감출수 없었답니다. 그분께는 단순히 그냥 집으로 가는 귀향길과 같은 곳인데, 미군인 우리들에게는 그 길이 또한번 테러리스트들에게 노출되는 이동지역이기 때문에, 서로의 인식에 대한 차이로 인해 순식간에 그분은 이상한사람 취급을 당했답니다. 하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조금 아이러니한게 마치 그때의 상황이, 한국 발령을 받고 떠나는 날짜만을 기다리며 북한의 뉴스를 접할때마다 근심해하고 초조해하는 미군 친구들에게, 어릴적 자라온 추억을 떠올리며 전혀 위험하지 않은 곳이라고 설득하고 안심시키는 제 모습과 오버랩 되더군요 :) (물론 친구들은 첫 한국 발령때만 주로 걱정을 한답니다. 두번째 한국 발령부터는 무척이나 반기는ㅎㅎ)
제가 본 이라크의 모습은 정말 단어 "황량"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위에 보이는 사진이 그 일부분인데 바로 제가 묵던 기숙사 바로옆 방벽 너머로 있는 이라크인들의 공동묘지였는데요. 사진 찍을때 그 자리에 서있는것만으로도 숙연함을 유지하게 만드는 그런곳이였답니다.
다른곳을 한번 다녀와보니 '내가 있던 이 자리가 그리 나쁜곳만은 아니였구나'라는것을 느끼게 되었답니다. 그곳에서 자신의 뜻과 어긋난다고 그 자리를 박차고 달아나는 평생 도망자가 되기보다는 그자리에서 자신의 뜻을 확고히하고 어필하며 자신과 상대방을 함께 조율해 나가는것이 좋을것 같습니다 -
모두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셨길 바라고 :)
또 마지막으로 빨리 이세상 모든곳의 전쟁이 멈추길 바라며 :)'Thoughts'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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