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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hone 4_ 8.14.2010

2010.08.15 16:23 from 원디's/머리

iPhone 4
8.12.2010 | @ South Pasadena, CA
 



8.14.2010

요즘 밤마다 방충망 문만을 남겨놓고 문을 열어 놓은 채로 있을 때가 많다. 아무 생각 없이근데 일주일전부터인가, 밤이 되면 시끄럽게 냐옹냐옹 거리는 고양이 한 마리가 들려왔다 (개인적으로 고양이는 별로 좋아하지 않음.) “뭐야하고 퉁명스럽게 어두운 문밖을 봤더니 반짝반짝 거리는 눈으로 내 쪽을 바라보았다. “워이~ 워이~ 네 주인에게로 돌아가렴~” 했는데도 쳐다보는 녀석. 길 고양이인가보다. 마치 나한테 볼일이 있는 아이마냥 물끄러미 보고 있어서 의구심과 함께 방충망 문을 열어보았는데, 정말이지 왜 이제서야 열었냐는 듯 쿨하게 사뿐사뿐 집안에 발을 들여놓고는 마치 자신이 곧 이 집 주인이 될듯한 사람처럼 집안 구석구석을 훑었다. 살짝 기분이 상해 이 녀석을 안아 다시 방충망 문밖으로 내보내놓고는 구경 끝났으면 가렴.”을 외쳐 주었고 그 아이는 뭔가 아쉬운 게 있는 거마냥 방충망 문을 통해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관심을 주지 않자 유유히 떠나갔다. 둘째 날 밤도 그렇게 방문을 해 궁금한 듯 부엌과 거실 구경을 하다가 갔고, 셋째 날도 그리고 넷째 날 또한 어김없이 내 집 구경을 하고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그 녀석을 네로라고 부르고 있는 나. 왠지 먼지투성인 몸을 보니 목은 안 마르려나 해서 물을 떠다 주었더니 거들떠보지도 않는 녀석. 마침 그날 사놓은 우유를 그릇에 담아 주었더니 냄새를 몇 번 맡더니 그제서야 허겁지겁 마시기 바빴다. 준 김에 더 주겠다고 내가 평상시 아껴먹는 스트링 치즈의 일부분을 주었는데(한입 크게 베어먹고 줌) 잘 먹더군. 그리고는 내보냈는데(우리 아파트가 동물 출입금지라 쏠이조차 가족들이 있는 집에서 키우고 있음.) 왜 자신을 내보내냐는 원망스런 눈빛으로 날 쳐다보며 아쉬운 듯 내 집 앞 방충망 문에 걸터앉아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때 마침 검은 그림자 하나가 지나가면서 그 고양이 재빠르게 낚아챈다. 길 고양이를 누군가 해하려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뒤따라갔더니 그 검은 그림자는 바로 옆집 사람. “이 고양이가 당신의 고양이인가요?” 했더니 당황한 듯 아니라고 한다. 그냥 자주 우리 아파트 주변에 방문하는 녀석이라며 둘러대며. 근데 난 그 사람이 주인이란 걸 알 수 있었다. 혹시나 동물 출입금지 아파트 규율(어길 시에는 자신과 애완견 둘 다 나가던지, 애완견만을 다른 곳으로 보내야 함.)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자신을 신고하진 않을까 하는 나에 대한 의심 때문인지 그 다음부터 그 집으로부터 고양이 소리는 들리는데 더 이상 그 고양이의 밤마다 누리던 자유산책은 볼 수 없었으니까. 내일 찾아가서 말해줘야겠다. 신고하지 않을 테니 산책시켜주라고. 하핫 나도 내심 기다렸나 보다. 네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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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 디 트랙백 0 : 댓글 44